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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화로운 3개월 에피쿠로스 쾌락주의의 삶

내 삶에서 가장 평화로운 시간은
몇년전 봄 제주도에서의 3개월이었다

아침 9시 부터 6시까지 번역일을 하고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기도 시간을 가졌다

매일은 규칙적이었고 할일이 있었고
매일 고독했지만 외롭지 않았고 마음은 늘 고요했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매일 아침 산책때마다 누렸다 쏟아지는 햇빛과 새소리를 들으며
몇시간씩 플밭에 앉아있기도 했는데
그것이 힐링이라는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3개월이라는 주어진 시간때문에
무엇을 더 가지려고 하거나 더 편하게 살려는 노력을
할필요가 없었던것이 심플한 삶을 살게 해주었고
심플한 삶은 마음에 자유를 주었고
해야 할일을 해나가는것에 집중하며 지낼수 있었다

저녁마다 기도 시간에는 기도의답은 듣지 못하는것 같았지만
그것에 불안해 하지 않았고 늘 깊은 안정감과 평화로움으로
신이 가까이 계심을 느낄수 있었다

인터넷과 티비를 거의 보지 않는것도 좋았고
매일 도서관에서 일에 집중할수 있었던 것도 정말
기쁘고 감사한일이었다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하는일은 검소하게 먹고
맛있는걸 먹겠다는 생각에 자유로울수 있었고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없어 일에 집중할수 있었다

지금 삶을 그때 처럼 잠시 살듯 심플하게 산다면
그때의 평화를 조금이나마 더 비슷하게 느낄수 있지 않을까 그때 아이는 할머니댁에서 잘 지내고 있었고
부모님과 아이 모든 관계가 좋았던
삶에서 흔히 찾아오지 않는
소중한 선물같은 시간 3개월이었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쾌락주의란 더 가지려 하고
더 편해지려하는 욕망에서 자유로워져
조용히 나의 할일을 다하는것에 대한
기쁨과 보람을 가지는 일인것같다